오빠가 만성 신부전으로 수년째 투석을 받고 있습니다. 가족이 모두 검사를 받았는데 장녀인 제가 신장 공여자로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어요. 분위기에 휩쓸려 저도 모르게 수술동의서에 날인은 했는데 자꾸 불안해요. 제가 너무 이기적인 건가요 ?
» 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1999-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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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사실은 굉장한 희생정신을 발휘하신 거지요. 사실 자신의 신체기관의 일부를 남에게 뗴어 준다는 것은 보통 마음 가지고는 어림도 없는 겁니다. 사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대다수의 신장 공여자가 심사숙고해서 수술에 동의하기보다는 순간적인 기분에 휩쓸려 한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신장을 떼어내는 것도 사실 대수술이고, 주고 남은 한쪽의 신장이 병들면 그때 가서는 나는 어떡하나라는 인간적인 고민이 없다면 거짓말일 겁니다. 또 평소 오빠와 사이가 좋으셨다면 고민이 적으시겠지만, 식구들이 오빠만 위하기라도 했다거나 오빠가 미웠다면 갈등이 더 심각하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당연한 고민을 심각하게 하신 경우가 수술 뒤에는 경과도 좋으시고, 10년동안 신장 이식 공여자들에 대해 연구한 결과들을 보면 한쪽 신장만 가지고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으며, 자신의 신장 공여 행동 때문에 사실은 정신적으로 더 행복하게 되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결국은 본인이 결정하셔야 되는 문제 입니다. 본인이 못 주겠다는데 아무도 뭐라고 할 수는 없는 거지요. 신중하게 생각하시기 바랍니다.